하나님보리 2021. 3. 18. 08:27

아프다

컴퓨터도 제법 하고 말도 잘하고, 심지어 인터넷으로 구매도 한다.

그러나 지적장애가 있어 성년후견인이 지정된 상태다

그런 그에게 모바일을 통해 자동차를 대여한 회사가 있다.

분명 렌트를 상담한 사람은 대화의 상대방이 누구인지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사용하고 있는 휴대폰이 그의 후견인 명의라는 것을 이용하여, 휴대폰 명의자 명의로 렌트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이다.

그에게 얼마나 많은 수수료가 떨어지는 줄은 모르겠지만

정상적인 대화가 되지 않는 사람을 유인하여 렌트를 하게 한 것은 아무리 보아도 범죄행위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것은 거의 사기에 가깝다.

오랜 세월 애간장이 다 녹아버렸을 그 어머니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함게 하길 간절히 구한다.

아침 출근 길에 울안에 핀 진달래를 보았다.

종진이가 진달래를 3그루나 주었는데, 그 진달래를 심을 곳이 없다며 교회에 기부해 버렸지 우리 오마니가

할미꽃이 올라오고 있다.

봄이 이렇게 가고 있는 것이다.

봄기운을 제대로 받고 살아가 볼 일이다.

언제나 이기며 살아가 볼 일이다. 아니 이기지 말고 더불어 살아가 볼 일이다.

누구를 이기려 하지 말고 함께 걸어가는 것이 좋지

한상열 목사님의 전화를 받았다.

뜽금없이 안부를 묻는 목사님

그안에 무엇이 있을까

고백공동체가 추구는 것은 도대체 무엇일까

범접하기 어려운 삶이 그 곳에 있을 것 같다.

 

오늘 진달래를 생각한다.

+ 진달래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 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이해인·수녀 시인, 1945-)

 

+ 진달래

 

신작로

잘려나간

산자락에

 

그네에

매달린

아기처럼

피어 있는

진달래

 

초연(超然)

연분홍

색깔 너머로

무거운

하늘을 이고

 

마음 저리도록

그리운

내 님

모습 같이

피어 있다

(김근이·어부 시인)

 

+ 진달래와 어머니

 

진달래 숲길을 걷고 계신 어머니는

배고프던 옛날에 진달래를 얼마나 먹었는지 모른다고

하신다. 진달래 한 송이를 맛보시면서

앞산 진달래를 꺾어 와 부엌 벽 틈마다 꽂아두면,

컴컴하던 부엌이 환했다고 하신다.

진달래 맛이 옛맛 그대로라고 하신다.

얼핏 어머니의 눈빛을 살펴보니

어머니는 지금 타임머신을 타고 계셨다.

처녀 적 땋아 내린 긴 머리 여기저기에

진달래꽃이 가득 피어 있었다.

빨간 풍선처럼 이 산 저 산을 마구 떠다니시는 듯했다.

(어머니, 너무 멀리 가지 마셔요.) 하고 나는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산에 피는 꽃이나 사람꽃이나 사람 홀리긴

매한가지라시며,

춘천을 오갈 때는 기차를 타라고 하신다.

일주일에 내가 이틀씩 다니는 경춘가도의

꽃길이, 마음에 걸리신 모양이다.

어머니 말씀이 제겐 로 들리네요

하니깐, 진달래 숲길에서 어머닌

진달래꽃 같은 웃음을 지으신다.

(설태수·시인, 1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