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구꽃
교회에서 신청한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신청이 인용되었다.
다행이다.
어제는 “그리스도교를 다시 묻다” 책나눔이 있었다.
너무 긴 시간동안 말을 많이 해서 죄송한 마음이다.
신학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아서 어렵긴 한데.
여러모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우리는 저자의 원 뜻을 잘 살피기 위해 그 시대적 배경이나, 그 시대의 그 말의 뜻에 대하여 열심히 알아볼 이유가 있는 것 같다.
손에 쥐어 준다.
아예 밥을 입에 떠 넣어 준다.
이것이 우리가 할 일이 아닌가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는 좀 더 검토를 해 볼 일이다.
일을 좀 하노라면 하루가 금방 지나간다.
그 시간들이 다 지나고 나면 휴식의 시간이 오기도 한다.
오늘 하루 즐거운 일들이 있기를 기도한다.
오늘 만나는 모든 사람들의 일들이 술술 풀리기를 기도한다.
주여!!!! 우리의 삶을 인도하소서!!!!
집에 살구꽃이 하얗게 피었다.
터키산 살구나무다,
맛이 벌서 궁금하다.
살구꽃
장석남
마당에 살구꽃이 피었다
밤에도 흰 돛배처럼 떠 있다
흰빛에 흰 돛배처럼 떠 있다
흰빛에 분홍 얼굴 혹은
제 얼굴로 넘쳐버린 눈빛
더는 알 수 없는 빛도 스며서는
손 닿지 않는 데가 결리듯
담장 바깥까지도 환하다
지난 겨울엔 빈 가지 사이사이로
하늘이 튿어진 채 쏟아졌었다
그 꽃들을 피워서 제 몸뚱이에 꿰매는가?
꽃은 드문드문 굵은 가지 사이에도 돋았다
아무래도 이 꽃들은 지난 겨울 어떤,
하늘만 여러번씩 쳐다보던
살림살이의 사연만 같고 또
그 하늘 아래서는 제일로 낮은 말소리, 발소리 같은 것 들려서 내려온
新과 新의 얼굴만 같고
어스름녘 말없이 다니러 오는 누이만 같고
(살구가 익을 때,
시디신 하늘들이
여러 개의 살구빛으로 영글어올 때 우리는
늦은 밤에라도 한번씩 불을 켜고 나와서 바라다보자
그런 어느날은 한 끼니쯤은 굶어라도 보자)
그리고 또한, 멀리서 어머니가 오시듯 살구꽃은 피었다
흰빛에 분홍 얼룩 혹은
어머니에, 하늘에 우리를 꿰매 감친 굵은 실밥, 자국들
- 시집『왼쪽 가슴 아래께에 온 통증』(창작과비평사, 2001)